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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와 세종대왕의 대화-한글은 왜 가장 위대한 문자인가?-

이안작가블로그 2025. 4. 3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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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 백악산 자락 허공에 열린 '지성의 담론의 장'

 

그날, 시간은 초월되었고 언어는 국경을 잊었다.
 백악산 능선 위 바람이 잦아든 어느 순간, 두 인물이 마주 앉았다.
 한 명은 지구에서 가장 논리적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다른 한 명은 조선의 성군이자 문자 창제의 창조자, 세종대왕.

 

1. 한글을 처음 본 촘스키의 찬탄

 

촘스키 (문자판을 살펴보며):
 “이 놀랍도록 체계적인 음소 문자... 대왕이 직접 창제하셨다고요? 이건 하나의 언어철학입니다. 음운론적 최소 단위와 발성기관의 구조를 반영한 체계라니, 제가 봐도 거의 기적적입니다.”

 

세종대왕 (잔잔히):
 “백성들이 글을 몰라 울음을 삼키는 것이 통탄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소리의 근본’을 따르고, 그 생성 원리를 따라 모양을 정리하였습니다. 글은 말소리를 적는 도구이되, 인간의 몸과 하나 되어야 진정한 문자가 되지 않겠습니까?”

 

2. 촘스키의 질문: 왜 그렇게까지 정교한 설계를?

 

촘스키:
 “대개 문자는 자연스럽게 진화합니다. 그런데 한글은 언어의 구조를 ‘설계’하셨습니다. 왜 그토록 체계적인 언어적 모델이 필요하다고 보셨습니까?”

 

세종대왕:
 “문자는 곧 사람의 길입니다. 글을 가진 자만이 정치에 참여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중국의 한자는 배움이 어려워 백성은 소외당하고, 관료는 이를 이용해 권력을 독점했습니다. 이를 깨뜨려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쉬우면서도 정확한 문자'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촘스키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은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민주주의적 해방이군요. 언어의 평등화, 정보의 분산... 저는 ‘언어는 사고의 구조를 결정한다’고 믿습니다. 세종께서는 이미 그것을 실현하셨군요.”

 

3. 세종의 답변: 과학적 원리, 애민의 철학

 

세종대왕:
 “훈민정음 서문에 ‘사람마다 쉽게 익혀 하루아침에도 능히 쓰게 하고자 한다’ 하였습니다. 자음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뜨고, 모음은 천(ㆍ), 지(ㅡ), 인(ㅣ)의 삼재 원리를 따랐습니다. 이는 소리뿐 아니라 세계의 조화를 문자로 담아낸 셈이지요.”

 

촘스키:
 “그 말씀은 생성문법의 핵심 원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는 무작위가 아니라 규칙성과 유한한 수의 규칙을 갖고 무한한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한글은 이 ‘생산성’의 원형 구조를 문자 안에 품고 있군요.”

 

세종대왕 (미소를 띠며):
 “소리에서 뜻으로, 뜻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세상으로. 문자는 그 흐름을 잇는 다리일 뿐입니다. 백성 모두가 그 다리를 건널 수 있어야 왕이 나라를 온전히 다스리는 법이지요.”

 

4. 촘스키의 언어보편성과 한글의 구조

 

촘스키:
 “제 이론에서 언어는 인간 뇌에 내재된 구조입니다. 그 보편성은 언어마다 형태는 달라도 근본 원리는 같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대왕께서는 문자에 이 '보편적 음운 구조'를 시각적으로 구현하셨습니다. 그것도 15세기 말에!”

 

세종대왕:
 “저 역시 언어란 사람의 소리이고, 사람의 이치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다르나 말은 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문자는 다르게 생겼어도, 그 바탕은 같을 수 있습니다.”

 

5. 촘스키의 감탄과 고백

 

촘스키:
 “세종 대왕이시여, 당신은 언어학자이자 혁명가, 그리고 가장 고귀한 교육자입니다. 저는 단지 이론으로 언어의 원리를 설명하려 했지만, 당신은 그것을 백성의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민주주의였습니다.”

 

세종대왕 (조용히):
 “제 문자는 작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백성이 삶을 바꾸었다면, 그보다 큰 성취가 있겠습니까?”

 

6. 마무리 – 언어와 인간의 자유

 

촘스키 (바라보며):
 “언어는 억압의 수단이 될 수도, 해방의 열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해방의 도구로 사용하셨습니다. 오늘의 디지털 시대에서도, 우리가 언어를 통해 무엇을 나누어야 하는지, 한글은 늘 묻고 있군요.”

 

세종대왕:

 “언어는 지식이자 품격이며, 사랑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담는 그릇이오. 그러니 바른 문자를 가진 나라는, 바른 마음을 가진 나라가 될 것입니다.”

 

에필로그 – 목소리 없는 자들에게 목소리를 주다

“내 말이 곧 글이 되었다.
 그리고 그 글은 백성의 말이 되었다.
 그것이 문자의 길이고, 그것이 나라의 길이다.”
 — 세종대왕

 

“한글은 언어학의 가장 위대한 실험이자,
 철학과 민주주의의 경계가 무너진 순간이었다.”
 — 노엄 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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